[탐방] 옥천고 매점
2000-05-06 이용원
"10년이 넘었지요. 지금하고 그때하고는 많이 달라요. 요즘아이들이 훨씬 예의도 바르고 착한 게 사실이예요." 또 당시에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아이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아이들이 거의 없는것도 큰 변화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옥천고등학교 14년의 흐름을 지켜 본 박씨는 과거를 생각하며 회상에 젖는다.
박씨는 조용하기도 하고 심심할 것 같기만 한 학교 매점이지만 어린 학생들과 보내는 시간이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설명한다. "예전에 졸업한 학생들이 후배들 만나러 왔다가 들러 인사를 하곤 해요. 그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어리기만 했던 학생이 어느덧 어엿한 대학생이 돼 인사를 하니까요. 남일 같지 않고 좋아요."
반면에 때로는 가슴아픈 일도 당한다고. "방학이 끝나거나 휴일이 지나서 간혹 아이들 곁을 떠나는 학생들이 있어요. 그렇게 불운의 사고소식을 접하고 나면 영 마음이 좋지 못해요." 아침 7시부터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 휴식 시간인 오후 8시20분까지 운영을 하고 있는 학교 매점. 그곳에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대부분 갖춰져 있었다.
문방구류 보다는 쉽게 먹을 수 있는 간단한 간식 거리가 대부분이다. 그중에서도 제일 잘 나가는 것은 우유, 요구르트, 초콜렛 등의 간단한 과자류. 그리고 최근에는 더워지면서 아이스크림도 꽤 나간다고 한다. 아이들이 주로 매점을 찾는 시간은 오후보다는 오전. 아침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이 아침을 거르거나 대충 먹고 등교하기 때문에 그때가 가장 출출할 때라고 박씨는 설명한다.
매점은 학생들의 간식과 급한 문방구를 조달하는 것 말고도 사랑방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친구들과 잠깐씩 만날 수도 있고 후배들은 마음씨 좋은 선배를 졸라 간식을 먹기 딱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회에서 학생들에게 전달할 공고문들이 주로 매점 벽에 붙어 있다.
"조금 넓으면 파라솔이라도 펴놓고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잠깐씩 앉아서 얘기라도 하고 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는데, 공간이 좁아서 잘 안되네요." 때론 고단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밝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피로를 잊는다고 박기용씨는 얘기한다. 연락처 : 733-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