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글>기 싸움

정진국 (옥천읍 수북리)

2014-09-19     옥천신문

지난 5일자 옥천신문은 6.4 지방선거 후 옥천군의회에 대한 집행부 업무보고와 지난 2~3일에 있었던 양측의 간담회에서 집행부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고압적인 자세에 대해 의원들의 항의성 발언을 보도하였다.

지난 7월1일부터 시작된 옥천군 6기 집행부와 7기 군 의회는 주민들에게 공약한 것을 어떻게 충실하게 실천에 옮길 것인가에 대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정치의 원리 속에서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서 좋은 결과를 이루어야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번 집행부와 의회 간 불협화음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우선 처음 만나 으레 있는 '기 싸움'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에서 문병관 의원의 발언 중 "본 의원의 생각으로는 지방행정서기관 4급이라는 직급이 높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더 나아가 대단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라고 한 것은 그 말이 나오도록 한 이유가 있을 테지만 상대방인 정구건 경제과장으로서는 많이 무색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가 당선자 신분이었을 때 "(…)집행부에 감시와 견제를 해야 하는 군 의원으로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통해 공무원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것입니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번 발언은 그 '간담이 서늘' 한 것과는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듣는 사람 뇌리에는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 같다.

문의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위에 인용한 발언 외에 ,옥천 제2의료기기 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관련된 정책질의를 하였는데, 그 내용이 의회와 집행부 간부 간의 한낱 '기 싸움'으로 치부하면 서운하다고 할 정도로 충실 하였고, 그 사업에 대한 3가지 대안도 관심 있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다고 보았다. 앞으로의 활발한 의정 활동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중시 행정과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원상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할 것이다.

어떻든 집행부와 군의회가 지역 전체의 이익 또는 공공의 이익(복리)을 위해 헌신 노력함에 있어 그것이 '기 싸움'이 되었든 '견제와 균형'이 되었든 옥천군 전체의 판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것이라면 굳이 이의를 달 이유는 없을 것이다.

불필요한 기 싸움,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

기 싸움 이야기를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요즘 박근혜 정부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벌이는 기 싸움일 것이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빌미가 된 5.24조치는 남북관계개선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요즘에는 새누리당 중진의원들까지 그 조치의 완화. 해제를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사고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우리정부는 북한의 폭침에 대해 책임자 처벌, 사과, 재발방지책을 내놓지 않는 한 5.24조치 완화 또는 해제는 안 된다."라고 앵무새처럼 여러 차례 되뇌고 있다.

2010년 3월26일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해군의 초계함인 'PCC - 772천안'이 침몰한 사건이 발생, 해군 장병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었는데, 당시 민·간·군 합동조사단은 이 사건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우리정부 발표에 대해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남한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날조극'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방위 검열단을 남한에 파견하겠다고 하고 자신들과는 무관한 사건이라고 주장하였다.

천안함 피격 사건 후 약 두달 만에 발표된 5.24조치는 이제 4년이라는 세월이 속절없이 흘러갔다. 현재 5.24조치는 개성공단 이외의 모든 남북관계 단절의 원인으로 이는 양쪽 어느쪽에도 승리를 안겨주지 않는 기 싸움으로 변했고,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남북한 상호간 경제협력은커녕 이산가족의 만남, 금강산 관광 등 어느 하나 되는 일이 없다. 현 시점에서 우리민족에게 남북통일보다 더 시급한 현안이 있는가? 베트남도 100년의 식민지배와 30년간의 전쟁을 거쳐 통일 된지도 40년(1974년 4월 )이 다 되어가고 베를린장벽이 무너진(1990년 10월 3일)지도 24년이다.

이제 남북 간 기 싸움, 제발 그만 하고 끝내자. 5.24조치 하루 빨리 해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