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색시 옥천에 시집온다
1993-02-13 옥천신문
군의회에서는 군내 농촌총각들의 영농의식을 높여주고 애착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중국 조선족 자치주 교포처녀들과의 결혼을 추진한 결과 이같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희망자와 조건 등을 고려, 2차 맞선주선도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옥천을 떠날 당시 11명의 농촌총각을 인솔했던 유봉열 군의회 의장, 강대응 의원, 이인석 의원 등 3명의 군의원들이 막후에서 10쌍의 약혼이 성사되기까지 갖은 노력을 다한 것으로 전해져 숨은 공로자 역할을 다했다.
출발 당시 10쌍까지 성사되리라는 기대를 가지지 못했던 중국방문단은 1월31일 북경에 도착, 첫 밤을 지냈으며 2월1일 저녁에 장춘애 도착, 여장을 풀고 다음날 2일 오전 9시부터 맞선에 나섰다.
이인석 의원의 말에 따르면 방문단에 대한 예우는 중국사회에서는 극히 이례적일 만큼 극진했으며 맞선을 보기 위해 나선 교포처녀는 모두 28명이었으며 10쌍 모두 맞선을 본 날인 2일에 성사 되었다고 전했다.
그날 저녁에는 조선족문화관에서 2백여명의 교포가 모인 자리에서 서로 춤추며, 노래하며 같은 핏줄임을 확인했고 방문단은 가지고 간 5상자의 초교 교과서를 현지의 3개 조선족학교에 전달하는 등 우의를 다졌다.
이윽고 약혼식이 예정되어 있는 3일 처음 만남에서는 조금 서먹서먹하던 총각, 처녀들은 각자의 배우자와 함께 친숙함의 도를 더해갔고 군서면 김남주(32)씨의 경우에는 그 짧은 시간에 자신의 파트너인 김기화(24)씨 집에까지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실례로 방문단에서는 '짝이 중국에 있었으나 한국에서 아무리 구하려고 애를 썼어도 안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서로가 좋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자 배우자를 정한 10쌍은 신랑 측에서 이곳에서 준비해간 5돈 쯤의 금목걸이와 시계, 화장품, 속내의 등을, 신부 측에서는 넥타이를 예물로 교환하며 3일 오후 약혼식을 마친후 4일 오전에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였던 "부의의 황궁"등 관광지에 약혼기념 관광을 다녀왔다.
이제서야 배우자를 만났다는 짜릿한 기쁨을 맛본 이들 10쌍의 예비부부에게 3일이란 시간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으니 군내 방문단이 떠나오던 4일 오후 장춘공항에서 다시 만날날을 기약하며 아쉬원 이별을 고해야 했다.
이로써 군의회에서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의 첫 물꼬를 매우 성공적으로 튼 셈이 되었으며 앞으로의 결혼식 일정등은 오는 5월께 군에서 맡아 처리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방문단의 단장으로 이들을 인솔했던 유봉열 군의회 의장은 "성과가 좋아 다행으로 생각된다."며 "성과가 좋자 맞선 주선 신청이 많아져 앞으로 조건이 맞는다면 2차 맞선주선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현재 이들 10명의 농촌총각들은 중국방문이후 활기찬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10쌍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김용기(36·청산면 지전리) 김경옥(32) ▲육종복(35·이원면 수묵리) 최혜숙(25) ▲최홍식(34·안남면 연주리) 김명란(23) ▲최정규(33·이원면 강청리) 조옥란(23) ▲이종금(33·동이면 평산리) 신홍영(22) ▲김남주(32·군서면 금산리) 김기화(24) ▲김영길(32·옥천읍 대천리) 방금화(21) ▲박찬석(31·군북면 이평리) 김금옥(23) ▲진용현(31·청산면 백운리) 정춘자(23) ▲박기하(29·옥천읍 문정리) 임영화(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