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면 목동리] 천금산 깊은 계곡 물맑고 수량 풍부해 가뭄 걱정 없어
[청산면 목동리] 천금산 깊은 계곡 물맑고 수량 풍부해 가뭄 걱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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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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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리 전경


경북 상주군 모서면과 영동군 용삼면이 만나는 곳. 2개도 3개군이 만나는 지점인 청산면 효목리 소재 천금산은 그 줄기를 통해 목동 마을 쪽으로는 목동저수지를, 의동쪽으로는 의동저수지를 형성하게 할만큼 풍부한 수원을 갖고 있다.

높이는 불과 4백65m에 지나지 않으나 목동리 마을 한가운데로 흐르는 물은 겨울의 막바지이며 비교적 가뭄기에 속하는 요즘에도 제법 큰 물소리를 내며 흐를 정도로 풍부한 수맥의 원천을 형성한다.  이처럼 풍부한 수자원은 어떤 가뭄에도 끊기지 않아 마을주민들의 자랑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60정보에 이르는 농경지를 적셔 가을의 풍년을 기약해주고 있다.

모두 42가구 1백60여 주민들이 웃목동과 새마을, 두 자연마을을 이루어 우애있게 사는 마을. 본래 이 마을은 전주이씨 문중의 집성촌으로 현재는 이농으로 인해 많은 가구가 고향을 떠났으나 아직도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주이씨 15대조 산소가 이곳에 모셔져 있으니 마을의 형성은 줄잡아 5백년 이상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는게 주민들의 얘기.

이러한 마을의 내력을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마을 한켠에 의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 여름이면 마을 노인은 물론 주민들의 휴식처로 마을에 행사가 있으면 한데 모일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는 나무로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의 시작과 아울러 나무의 생명이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은 이 느티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하여 보존되기를 바라고 있다.

본래 현재의 웃목동 한 마을이었던 마을이 새마을, 웃목동으로 분리되게 된 것은 지난 73년 한데 살던 18가구가 농경지를 따라 국도변 새마을로 이주한 후부터. 당시 이주한 18가구는 공동으로 대지를 마련하고 새생활을 시작하는 의미로 웃목동에서 느티나무 한 그루를 옮겨다 심고 그 옆에 비석을 세워 마을의 출발을 알렸다.

이 느티나무는 20년간 잘 커왔으나 나무의 중간으로 전주 사이에 연결된 전기줄이 지나가면서 가지가 죽어가 주민들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대로 마을의 상징물이 될 느티나무가 전기줄로 인해 나무 전체가 고사할 위기에 처하자 주민들은 그 윗편에 다시 한 그루를 심었으나 못내 안타까워 하고 있다.  목동리에는 청동초교가 위치해 인근 판수리, 효림리, 의동, 덕지, 목동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고 있으며 청산특별농공단지가 자리잡아 산업의 터전으로 이용되고 있다.

목동저수지의 풍부한 수원으로 벼농사를 주로 해왔던 목동의 주요 소득작목은 뭐니뭐니해도 고추. 고작해야 40여 가구인 주민들이 13∼14정보에 이르는 고추재배면적을 보유하고 있어 지난해의 경우 시세가 인삼보다 더 좋았다는 평을 들었다.  평균 가격이 3천원대만 유지된다면 이 마을의 고추재배소득은 7천만원에 이르게 되는데 대부분 풋고추로 출하된다. 고추와 함께 주요 소득원으로는 참깨와 인삼을 들 수 있다. 30여가구가 재배하고 있는 참깨와 더불어 이 마을 주민들 중 몇몇은 인삼재배로 톡톡히 재미를 본 경우이다.

요즘은 재래의 농사법이외에 좀더 나은 소득을 올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비닐하우스 재배 등 선진 농업기술을 도입하는 농가가 늘고 있어 목동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농산물 재배는 면내를 통털어서도 비교적 드문 일이었기에 이들의 시도는 청산면 전체의 농가소득증대 및 의식전환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중 강창국(46)씨와 백종면(38)씨는 단연 선두주자. 상추, 깻잎, 골파, 등을 재배, 겨울에도 쉴틈이 없었던 이들과 함께 목동의 가장 큰 가능성은 마을에 뿌리내리고 소득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백종면, 이창병, 이헌주씨 등은 40대를 전후한 20여명 젊은이들 중의 한 사람들로 한결같이 80이 넘은 노부모를 모시면서도 지극한 효성으로 마을주민들의 칭찬을 받고 있다. 효성이 지극함은 4대가 한 집에 사는 가구가 2가구나 된다는 사실에서 미루어 볼 수 있는데 청산면 내에서도 4대가 한 가구에 사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볼 때 마을 전체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천금산 물을 모아두고 있는 목동저수지는 몇 년전까지만 해도 발디딜 틈조차 없이 붐비는 낚시터였으며 지금도 낚시철이 돌아오면 꽤 많은 낚시꾼들이 붐비고 있다.  마을을 이끄는 지도자 중 노인회장이 지난해 연말에 세상을 떠나 현재 공석으로 있으며, 박점순(61) 부녀회장은 청산면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부녀회장이다.

특히 고향을 떠난 출향인들과 주민들과의 유대관계가 두터운 목동에서는 지난 92년에 조직된 청목회(회장 이은기)가 어버이 날 등에 경로잔치를 베푸는 등 활발한 애향활동을 시작했으며 서울에 거주하는 이은기, 이덕주, 이근삼, 구익서씨를 비롯, 이호복(대전 거주)씨, 이은길(강원도 원주 거주)씨 등이 마을일에 적극 협력하는 출향인들로 알려져 있다.

시조시인으로 유명한 이은방씨가 이 마을 출신임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고, 목동 출신으로 공직 생활을 하고 있는 이도 적지 않다.  구천서 청성면 부면장을 비롯해 군 내무과에 근무하는 이은승씨, 옥천읍 재무과의 이용범씨, 청산면의 이응주씨와 대전 서부경찰서에 근무하는 이택주씨, 대전시에 근무하는 이선주씨 등이 바로 그들이다.

마을 진입로가 포장이 안돼 면내에서 가장 오지라고 말하는 주민들은 해빙기와 더불어 장마철에는 택시도 들어오기를 꺼려할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기도 힘들며 장화를 신어야 통행이 가능하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와 함께 마을주차장을 마련하는 것도 숙제, 명절 때면 각지에서 오는 차량이 주차할만한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것.  앞으로 많은 시련도 닥치고 변화도 많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어도 목동의 앞날은 고향을 지키는 젊은이가 많다는 점에서 이제부터 새로 시작이라해도 과장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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