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37번 국도변 가로수 사라질 위기
안내 37번 국도변 가로수 사라질 위기
국도 확장 공사로 도로변 가로수 제거 위기
군 "이식 비용 너무 커 벌목해야"
주민들 "안내의 자랑, 지킬 방법 찾아야"
  • 박누리 기자 nuri@okinews.com
  • 승인 2012.05.18 11:02
  • 호수 113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안내면 37번 국도변 은행나무 가로수. 가을이면 노란 은행나무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한국의 경관도로 52선'에 선정되기도 한 안내면 37번 국도변의 벚꽃터널과 은행나무 길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37번 국도 신축 확장 공사와 함께 길이 넓어지면서 도로변에 있는 벚꽃나무와 은행나무가 벌목될 상황에 놓인 것. 국도 공사 계획에 따라 당장 벌목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할 경우 향후 1,2년 내에 안내면으로 가는 길의 벚꽃터널과 현리 은행나무 길은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안내면 인포리-보은 구간 37번 국도 확장 공사로 23킬로미터에 달하는 기존 2차선 국도가 폭 20미터의 4차선으로 확장된다. 이와 함께 구간에 따라 높게는 30미터까지 도로가 높아지는데 폭 확장 등 도로 공사로 인해 도로변 가로수가 위기를 맞고 있다.

안내면 인포리-보은 구간의 37번 국도 확장 공사에서 안내면 벚꽃나무와 은행나무 가로수가 포함된 구간은 △새 37번 국도에서 옛 37번 국도가 이어지는 지점(군북면 소정리)부터 안내교차로까지 구간(약 5.3킬로미터, 인포-보은 1공구)과 △안내교차로-문티재 구간에서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는 현리-정방리까지의 약 3킬로미터 구간(인포-보은 2공구 중 일부)에 해당된다. 이 중에서도 인포-보은 1공구의 경우 전체 공사 구간에 심어져 있는 벚꽃나무 380여 그루가 벌목될 상황이다. 인포-보은 2공구에서는 현리 앞으로 지나는 도로변 은행나무 69그루가 공사 구간과 겹치는 상황.

도로 공사로 인한 가로수 이식과 관련해 지난해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군에 가로수 처리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도로변 가로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군은 공사를 시행하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가로수 이식 비용을 대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가로수의 관리주체인 군이 이식 비용을 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양쪽의 의견이 차이를 보이다 결국 군의 예산 부족으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자체 처리, 즉 벌목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난 상태다.

군 환경녹지과 푸른도시팀 송재민 담당자는 "우선 이식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 문제"라며 "게다가 벚나무는 이식 후 생존이 힘들다는 점도 있다"며 이식이 힘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나무 이식 비용은 나무의 연생이나 수종 등에 따라 다르지만 한 그루 당 200~3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 면 주민들, '벌목은 안돼'

그러나 주민들은 안내면 뿐 아니라 우리고장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37번 국도변의 가로수를 이대로 벌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벌목이 아닌 다른 대책을 세워 우리고장 37번 국도변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벚꽃터널과 은행나무를 지켜야한다는 것. 게다가 37번 국도는 2008년에 이어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선정하는 '한국의 경관도로 52선'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전국적으로도 그 경관의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터라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안내면 정방리에 사는 한 50대 주민은 "나무가 크고 좋아 보기에도 좋고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잘라내는 건 안 될 일"이라며 "가능한 이식하는 쪽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들 뿐 아니라 도로 공사 현장의 관계자들 역시 같은 반응이다. 인포-보은 2공구 현장사무소는 지난해 공사 구간과 겹쳐 벌목해야 할 은행나무 10그루를 자부담해 이식했다.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고 있는 나무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사무소 관계자는 "공사 때문에 안내에 온 지 2년인데 가을마다 은행나무 길이 정말 멋지다"며 "10그루를 그대로 베는 게 아까워 자체 부담해 이식하긴 했는데 이제 남은 69그루가 문제"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소장은 "남은 나무들까지 이식할 비용은 없는 상황인데 군에서 예산이 없어 벌목해야 한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며 "공사 기간이 긴 데다 이 구간 나무들을 벌목하기까지는 2년 정도 시간이 남은 만큼 다른 대안이 세워지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관 뿐 아니라 지역 상권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동안 봄철 꽃놀이 특수를 누리던 안내면 37번 국도변에 있는 식당들은 가로수 벌목과 함께 상권 침체가 올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장계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안내면 이장협의회 최연호 회장은 "봄만 되면 꽃을 보러 오는 외부 손님들이 줄을 잇는데 벚꽃이 사라지면 이제 누가 오겠냐"며 "게다가 나무들이 대부분 30년은 된 것들이라 오래되고 좋은 나무들인데 그대로 벤다는 것도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무도 보호 가치가 있는데 군이 돈을 이유로 너무 쉽게 결정하는 건 아닌지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민들 사이에서 벌목은 피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안내면에서도 가능한 나무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내면 박범규 면장은 "공사 현장사무소에 최대한 나무를 그대로 둘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협조를 요청했다"며 "조만간 군에도 이 같은 상황을 보고해 대안을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그네 2012-05-18 15:30:35
벗꽃터널은 옥천의 보배로써
벌목이 왠말이요?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아름드리 느티나무도 큰차로 옮겨실어 다른곳으로 옮겨심는데
벗꽃을 뿌리채 없애려 하지말고 캐서 옮겨 심어야만 하며 옥천에서 보은까지 은행나무 가로수 대신 벗꽃을
모두 심어서 봄마다 벗꽃축제를 열어야 합니다,
그전에 청주 진입전 벗꽃이 우람한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되살아나는데 옥천은 절대로 벗꽃터널을 없애면
볼거리가 없어지므로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