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옛날 길로 다녀주오
버스, 옛날 길로 다녀주오
안남면 화학1리 마느실 주민, 버스 노선 변경 요구
  • 박누리 기자 nuri@okinews.com
  • 승인 2012.05.25 10:40
  • 호수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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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화학1리 고향가든 앞의 버스승강장 모습. 왼쪽 길이 옛 버스가 다니던 옛 길이다.

안남면 화학1리 마느실 마을 주민들이 버스 노선의 일부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이용하는 버스 노선 대신 옛 버스 노선을 다시 살리자는 것. 현재 버스노선은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불편이 크고 사고의 위험도 안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말이다. 대신 옛 버스노선은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데다 마을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차량 통행이 없어 안전 면에서도 훨씬 낫고 마을과 승강장의 거리 역시 단축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게 버스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이유다.

화학1리 마느실 마을 앞에 있는 현재 버스승강장은 학촌과 엽송골로 이어지는 학촌고개 아래 위치해 있다. 학촌고개에서 마을 쪽으로 내려오는 비탈길은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이 속력을 내기 쉬운 곳이라 길 바로 옆에 있는 버스승강장은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우려다. 또 주로 나이가 많은 주민들이 버스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비탈길에 정차할 때 버스에 타고 내리는 것도 불편이 크다는 것. 주민들은 현재 버스승강장에서 마을 안으로 약 100여미터 들어와있는 옛 버스승강장에 버스를 정차하고 옛 노선을 통해 버스 운행을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주부 강아무(64)씨는 "이쪽(현재 승강장)으로는 차들이 빨리 달리는 편이라 어르신들이 다니기가 위험하다"며 "지금 쓰는 승강장보다는 옛날 승강장이 마을이랑 가까워서 어르신들 걸어 다니기에도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 2월 진행됐던 '안남면 주민과의 대화'에서 이 같은 내용을 군에 요청했지만 당시 군은 옛 노선도로가 오래 된데다 사고 위험이 있어 어렵다며 불가 통보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해당 도로가 오래됐다고는 하나 충분히 차가 다닐 수 있고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오천영(68)씨는 "4~5미터 폭의 도로는 버스 한 대가 충분히 다닐 만하고 마을 안쪽으로 난 길이라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도로"라며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니고 1시간에 1대씩 다니는 버스인데 이 도로를 사용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버스가 옛 노선으로 다닌다면 주민들도 얼마든지 협조할 의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농촌 지역 특성 상 젊은 사람보다 노인들이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점, 면 지역의 경우 노인들의 버스 이용 이유가 대부분 읍 지역에 있는 병의원에 방문하기 위한 점이라는 것을 들어 주민들은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만큼 이용객의 안전과 편리를 최대한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

주민들의 요구가 계속 되고 있지만 군은 당장 노선을 변경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승강장과 옛 승강장 거리 역시 약 12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걸어 다니기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군의 입장. 그러나 주민들의 요구가 있는 만큼 일단 검토는 해보겠다고 밝혔다. 군 건설교통과 교통행정팀 김경식 담당자는 "주민들 건의사항은 추진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긴 했지만 주민들의 불편 사항도 충분히 이해된다"며 "다만 당장 변경을 추진하기는 힘들고 다음에 노선 변경이 논의될 때 주민들의 요청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불편 사항을 '안남면 주민과의 대화'에서 제기했던 김경옥 부녀회장은 주민들의 편의와 안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행정을 기대한다면서 "버스가 옛 노선으로 돌아들어온대도 시간 차이는 1,2분 정도"라며 "실제로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군과 버스회사가 잘 협조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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