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에서 개최한 `지역특화시범사업평가회'에는 많은 해당 농민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 주었다. 평가회에 앞서 국민의례가 먼저 거행됐고, 이어서 유봉열 군수의 인사 시간이 있었다. 일반적인 행사 순서를 밟고 있었다. 그런데 유봉열 군수가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오르자 갑자기 다른 행사장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소리가 사회자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바로 `차렷'이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 지나갈 수도 있는 일성이었지만 귀에 턱 걸려 빠지질 않았다. 취재 때문에 재판정을 찾았을 때 판사가 들어서면 들리는 `기립'이라는 소리만큼이나 왠지 씁쓸하게 들렸다. 혹시 그 뒤를 이어 `인사'내지는 `경례'구호가 이어지고 그 다음에 `쉬어'가 이어질지 귀를 귀울였지만 다행히(?) 후속 구령은 이어지지 않았다.
가을걷이에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로 의자에 앉아 있던 우리 농민들에게 `차렷'이라는 구령이 과연 옳은 것일까? 별것 아닌 것 갖고 트집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선거때마다 `군민의 머슴'이라고 주장하는 단체장 인사에 앞서 `차렷'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그리고 행사는 이어졌다. 이어 홍기운 지역특화담당이 연단에 올라 한해 `지역특화시범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내년도 예산을 소개했다. "유봉열 군수님의 배려로∼"라는 말로 시작된 설명은 내년도 예산이 크게 증액했다는 얘기였다.
지역의 사업예산이 과연 `군수 개인의 배려'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우리 농민들은 그 배려를 감사해야 하는 대상인지... 그 때까지도 머리를 떠나지 않던 `차렷'이라는 구령과 연결되면서 씁쓸함이 배가 됐다. 선거가 끝났기에망정이지 선거 전이었더라면 큰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말인데... 여기까지는 그렇다해도 추석이 지나면 설립할 예정이라는 `농업기술센터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아직까지도 출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의 꼬리가 이어지는 것은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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