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순직한 고 이해수(전 이원파출소장)경감의 딸 초란(19·옥천고3)이에게 `경찰'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의 연결고리이자 말하지 않은 약속인 듯 했다. 한세대 경찰행정학과에 수시 합격한 초란이에게 `경찰'은 단지 `약속'뿐 만은 아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경찰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가 나라를 위해 일하다가 돌아가셨고, 저희가 이렇게 나라의 녹을 먹고살고 있는데, 뭔가 나도 아버지처럼 나라를 위해 일하며 살고 싶었어요."
초란이 엄마 강경미씨는 "초란이가 대학 면접 때 `아버지를 라이벌로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겠다'라는 말을 듣고 감동했다"라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을 하겠다는 것이 참 대견했다"라고 말했다.
요즘 초란이는 바쁘다. 검도관에 가서 미리 검도도 배우고, 영어와 운전면허, 그리고 수능 때문에 잠시 미뤄 둔 첼로와 대성사 스님과 함께하는 봉사활동까지 예비 대학생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평생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다른 아이들처럼 제복 입은 모습이 멋져 보여서, 단지 성적에 맞는 대학을 택하다 보니 결정한 것은 아니에요. 저에게 경찰은 제복과 성적 이상의 그 무엇이 있어요. 그래서 고민없이 선택했고, 열심히 할 자신도 있어요."
대학 졸업 후 시험을 봐서 경찰에 합격한 이후에 인터뷰에 더 당당하게 응하겠다는 초란이가 당차보였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이 되겠다는 꿈은 그렇게 영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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