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개구리주정차 홀짝 운영을 실시한다고 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습니다. 군이 약속한 단속 첫 날인데 공무원도 경찰관도 전혀 보이지 않고, 도로 양편의 불법 주정차는 그대로더군요. 주민입장에서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더 들겠습니까? 개구리도 웃을 수준이죠.”
평소 경찰서-등기소 구간을 자주 이용한다는 주민 김아무씨는 평소와 다름없는 개구리주차 양성화 첫 날 풍경을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질책했다.
옥천군은 지난 달 경찰서-등기소 구간에 대한 일명 개구리주·정차 양성화 방침을 밝히고 8월 말까지 해당지역 상가업주들과 주민들에게 홍보기간을 가진 뒤 9월1일부터 경찰과 합동으로 강력한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일, 경찰서-등기소 구간은 평소와 다름없는 불법주정차 차량들로 전혀 달라진 풍경을 발견할 수 없었고, 공무원이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하거나 개구리주·정차를 유도하는 모습 역시 찾을 수 없었다.
개구리주·정차 양성화 구간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한 주민은 “오늘 하루 종일 불법주·정차 차량을 단속하는 공무원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처음부터 하지를 말던지, 약속대로 하던지 해야지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주정차 위반 관련 주무부서인 군 경제교통과 박영범 교통행정담당은 “경찰에 협조 공문을 보냈고, 1일 오전부터 공익근무요원 2명을 경찰서-등기소구간에 파견 교통지도를 벌였다”며 “공익근무요원들의 근무상태를 직접 확인은 안했지만 그들로부터 경찰순찰차도 자주 돌아다녔고, 위반사례도 없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군과 합동으로 불법주·정차 단속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던 옥천경찰서도 지난 1일, 경찰서-등기소간 불법주정차차량에 대해 아무런 단속활동도 벌이지 않았다.
경찰서 교통지도계 곽영환 계장은 “도심 불법주정차 단속의 주무 부서인 옥천군으로부터 불법주정차 차량단속과 관련한 협조공문을 받았다”며 “현재 교통지도를 위한 경찰력으로는경찰서-등기소간 불법주정차 차량단속을 지원할 여유가 없어, 지원이 어렵다는 내용을 옥천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옥천군과 경찰이 이와 같이 무성의한 교통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반해 청주시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무인주정차단속카메라를 상당구를 비롯한 상습불법주정차구간 37개소에 운영, 불법주정차단속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청주시 경제교통과의 관계자는 “지난해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나오고 무인카메라를 통한 불법주정차단속이 가능하게 되어 자체적으로 예산을 세워 무인카메라를 도입하기로 하고, 주·정차단속에 심하게 반발하던 단속구간 인근의 상가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장기간 병행해 왔다”며 “카메라 모니터를 보며 융통성 있는 단속을 한 결과, 불법주정차단속에 대한 형평성 시비도 사라지고, 주민의 호응도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무인카메라 단속 첫 날인 지난달 2일, 190여대의 차량을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단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