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줍기, 망차기, 이랑타기, 24절기윷놀이, 8자놀이, 안경놀이, 고누놀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놀이 종류는 1천여가지에 달한다. 하지만 해당 전래놀이를 즐기기 위해 만든 '놀잇길'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그래서 (대표 고갑준)가 표준화된 놀이길 보급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15일 청산초등학교에는 놀이 특성이 제대로 반영된 놀잇길이 학교 한편에 알록달록 수 놓였다. 초등학생들이 즐길 만한 전래놀이를 엄선, 9곳에 만들었다. 옥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지구 사업비 200여만원이 지원됐다. 아자학교와 목포대학교(총장 박민서) 링크사업단, 초당대학교(총장 박종구) 문화산업교육학과가 함께 힘을 모은 결과다.
놀잇길 표준화는 왜 중요할까. 고갑준 대표는 사방치기(땅바닥에 여러 공간을 구분해 그려 놓고, 그 안에서 납작한 돌을 한 발로 차서 차례로 다음 공간으로 옮기다가 정해진 공간에 가서는 돌을 공중으로 띄워 받아 돌아오는 놀이)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고갑준 대표는 "청산초등학교에 사방치기 놀잇길이 그려져 있는데 선에 굵기가 10cm 이상이다. 4번과 5번 칸에서 다리를 찢을 경우 이 선 굵기 때문에 금을 밟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방치기 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전통놀이 놀잇길이 실질적인 규칙없이 마구잡이로 그려져 아이들이 제대로 전래놀이를 즐기기가 어렵다. 고갑준 대표는 "10년 정도 교육청 등지에서 전래놀이 매뉴얼을 보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문화의 일종인 전통놀이를 하나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그러다 보니 전래놀이 놀잇길이 제각각이 돼 버렸고 궁극적으로 규칙에 맞지 않다 보니 외면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매뉴얼 보급뿐 아니라 전래놀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학교에서 마련해 아이들의 놀이권을 충분히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고유 전래놀이를 지키기 위해 이들 단체는 청산초등학교와 천안쌍정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교육 현장에 놀잇길 매뉴얼을 보급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는 망줍기와 망차기, 이랑타기, 24절기윷놀이, 8자놀이, 안경놀이, 고누놀이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야외놀이를 중심으로 선정해 시범적으로 보급한다. 향후 전래놀이 교육 전반으로 확장된 매뉴얼 역시 전해질 예정이다.
문의: 732-6005(고갑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