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초에 수놓아진 전래놀이 표준화 놀잇길
청산초에 수놓아진 전래놀이 표준화 놀잇길
아자학교·목포대·초당대 힘 모아 매뉴얼개발까지
고갑준 대표 "전래놀이는 모두가 주인이지만, 표준화 매뉴얼 보급해 제대로 즐길 수 있어야"
  • 박해윤 yuni@okinews.com
  • 승인 2019.07.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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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이겨라' 청산초등학교 학생들이 편을 나누고, 상대팀의 집을 차지하기 위해 열띤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놀잇길 모양이 달팽이를 닮았다. 알록달록한 색감이 눈을 사로 잡는다.
청산초등학교에 표준화된 놀잇길이 그려졌다. 지난달 15일 (사)한국전래놀이협회 아자학교와 목포대학교(총장 박민서) 링크사업단, 초당대학교(총장 박종구) 문화산업교육학과가 함께 힘을 모은 것. 알록달록 색감도 예쁠 뿐더러 전래놀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졌다. 해당 전래놀이의 이름은 달팽이 놀이. 편을 가르고, 가위바위보를 통해 상대팀의 집을 차지해야 한다. (사진제공: 고갑준 대표)

망줍기, 망차기, 이랑타기, 24절기윷놀이, 8자놀이, 안경놀이, 고누놀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놀이 종류는 1천여가지에 달한다. 하지만 해당 전래놀이를 즐기기 위해 만든 '놀잇길'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그래서 (대표 고갑준)가 표준화된 놀이길 보급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15일 청산초등학교에는 놀이 특성이 제대로 반영된 놀잇길이 학교 한편에 알록달록 수 놓였다. 초등학생들이 즐길 만한 전래놀이를 엄선, 9곳에 만들었다. 옥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지구 사업비 200여만원이 지원됐다. 아자학교와 목포대학교(총장 박민서) 링크사업단, 초당대학교(총장 박종구) 문화산업교육학과가 함께 힘을 모은 결과다. 

놀잇길 표준화는 왜 중요할까. 고갑준 대표는 사방치기(땅바닥에 여러 공간을 구분해 그려 놓고, 그 안에서 납작한 돌을 한 발로 차서 차례로 다음 공간으로 옮기다가 정해진 공간에 가서는 돌을 공중으로 띄워 받아 돌아오는 놀이)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고갑준 대표는 "청산초등학교에 사방치기 놀잇길이 그려져 있는데 선에 굵기가 10cm 이상이다. 4번과 5번 칸에서 다리를 찢을 경우 이 선 굵기 때문에 금을 밟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방치기 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전통놀이 놀잇길이 실질적인 규칙없이 마구잡이로 그려져 아이들이 제대로 전래놀이를 즐기기가 어렵다. 고갑준 대표는 "10년 정도 교육청 등지에서 전래놀이 매뉴얼을 보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문화의 일종인 전통놀이를 하나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그러다 보니 전래놀이 놀잇길이 제각각이 돼 버렸고 궁극적으로 규칙에 맞지 않다 보니 외면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매뉴얼 보급뿐 아니라 전래놀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학교에서 마련해 아이들의 놀이권을 충분히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고유 전래놀이를 지키기 위해 이들 단체는 청산초등학교와 천안쌍정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교육 현장에 놀잇길 매뉴얼을 보급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는 망줍기와 망차기, 이랑타기, 24절기윷놀이, 8자놀이, 안경놀이, 고누놀이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야외놀이를 중심으로 선정해 시범적으로 보급한다. 향후 전래놀이 교육 전반으로 확장된 매뉴얼 역시 전해질 예정이다.

문의: 732-6005(고갑준 대표)

청산초등학교에 표준화된 놀잇길이 그려졌다. 지난달 15일 (사)한국전래놀이협회 아자학교와 목포대학교(총장 박민서) 링크사업단, 초당대학교(총장 박종구) 문화산업교육학과가 함께 힘을 모은 것. 알록달록 색감도 예쁠 뿐더러 전래놀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청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새로 그려진 놀잇길에서 사방치기를 하고 있다. 선을 밟지 않고 무사히 종착역에 도착해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전래놀이다. (사진제공: 고갑준 대표)
8자놀이를 즐기고 있는 청산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술래가 도망자를 쫓고 있다. 잡히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사진에 담겼다. (사진제공: 고갑준 대표)

 

24절기 윷놀이 놀잇길이 청산초등학교 한 편에 그려지고 있다. 해당 전래놀이를 통해 학생들은 24절기가 무엇인지 알아 가면서 동시에 윷놀이도 즐길 수 있다.
24절기 윷놀이 놀잇길이 청산초등학교 한 편에 그려지고 있다. 해당 전래놀이를 통해 학생들은 24절기가 무엇인지 알아 가면서 동시에 윷놀이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 고갑준 대표)
아자학교에서 만든 전래놀이 표준화 매뉴얼. 아자쌤 고갑준씨가 추천하는 전래놀이 20선이 명시됐다.
아자학교에서 만든 전래놀이 표준화 매뉴얼. 아자쌤 고갑준씨가 추천하는 전래놀이 20선이 나와있다. (사진제공: 고갑준 대표)
전래놀이를 즐기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버티는 모습이 귀엽다.
전래놀이를 즐기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버티는 모습이 귀엽다.
아이들이 전래놀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매뉴얼 보급도 중요하지만, 전래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 확보도 꼭 선행돼야 한다. 잊히는 전래놀이가 아닌, 우리 삶 속에서 계속 함께하는 일상적인 전래놀이가 됐으면 한다.
아이들이 전래놀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매뉴얼 보급도 중요하지만, 전래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 확보도 꼭 선행돼야 한다. 잊히는 전래놀이가 아닌, 우리 삶 속에서 계속 함께하는 일상적인 전래놀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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