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을 살리는 옥천푸드] 농업에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늘 따른다. 해마다 바뀌는 기후 조건은 농산물의 상품성을 좌지우지하고, 예기치 않게 병해충이 찾아오면 한 해 농사를 망치기 일쑤다. 그래서 늘 이를 완충할 기술이 필요하다. 변덕스런 기후조건이나 갑작스런 해충 발생에도 휘둘리지 않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게 그런 연구들 말이다.
우리고장에서는 옥천군농업기술센터(소장 이재실)가 이 역할을 한다. 여러 해에 걸쳐 실증실험을 하고 이를 통해 최적의 기술을 보급하는 것이다. 올해 농기센터는 복숭아 수출 농가 12곳을 대상으로 빛 반사에 탁월한 타이벡을 기본 소재로 한 '다기능 매트'를 선보였다. 충북농업기술원의 수출원예작물 경쟁력 강화 시범 사업을 통해 사업비 3천만원(군비 49%·도비 21%·자부담 30%)을 확보, 올해 3월부터 총 2천700장의 다기능 매트(가로 2m·세로 3m)를 직접 만들어 보급한 것이다.
다기능 매트는 '타이벡'을 기반으로 한다. 타이벡은 폴레에틸렌 소재의 섬유 원단을 뜻하는 말인데, 햇빛을 잘 반사시킬 뿐더러 통기성도 좋다. 타이벡 농법은 바로 빛을 반사하는 데 방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해와 가깝게 위치한 나뭇가지의 열매는 빛을 많이 받지만, 웃자란 가지가 많고 우거진 내부에 달린 열매는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착색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타이벡 농법은 이를 해결하는 대안 중 하나다.
군 기술지원과 소득작목팀 정용식 팀장은 "복숭아의 상품성은 착색 여부와 당도 등이 결정 짓는데, 대부분 나무 안쪽 부분의 과육들은 빛을 잘 받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지곤 한다"며 "타이벡 원단을 사용한 다기능 매트를 쓰면 빛은 반사돼 과육이 골고루 익게 된다. 통기성이 좋기 때문에 땅의 습도를 조절하면서도 비 등 액체의 통과는 막아 준다"고 말했다.
실제 이를 이용한 복숭아 농가들은 사용 전후 상품성에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옥천군복숭아수출협의회 송찬두 회장은 "복숭아를 따기 일주일 전 다기능매트를 깔았더니 확실히 착색도 잘되고, 당도도 1브릭스 정도 더 높아졌다"며 "핀으로 고정시키게 돼 있어 설치도 편하다. 현재는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12농가 정도만 지원받았지만, 효과가 좋기 때문에 더 많은 농가들에게 지원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