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한 것 뿐입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안내토기 최길동(59)대표는 작업장 마당에서 분주하게 토기포장에 열심이다. 그가 정성스레 끈으로 묶고 있는 그릇은 다름 아닌 약탕기.
“10년 흙을 만져도 이 약탕기 자루달기가 힘든 겁니다. 내가 그릇을 못 만들 나이가 되면 누군가 그 일을 대신해야 할 텐데 쉬운 일은 아니에요.”
최씨는 아주 어린나이에 토기를 빚기 시작했다고. 배운 것, 가진 것이 없어 죽기 살기로 매달린 일이 이제야 열매를 맺는 것 같다고 한다.
“선친이 토기를 하셨어요. 토기 빚는 일은 늦어도 10대 후반에는 배우기 시작해야 하는데 부친께서는 남보다 늦은 나이에 이 일을 시작해 그다지 능숙하지 못하셨죠. 그래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셨고, 그걸 보고 오기가 생겨 어린나이에 내가 죽기 살기로 토기를 배웠던 거죠.”
안내토기를 찾는 사람들이 가끔 그에게 던지는 말이 있다. 무공해항아리를 만드는 그가 부럽다는 말이다. 요즘 같은 웰빙시대에 이만한 사업이 어디 있냐는 생각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부러움에 단호히 고개를 흔든다.
“누구든 무슨 일을 하든지 남보다 반 발짝만 더 앞으로 나가겠다는 각오로 살면 결국 열매를 얻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의 고향 보은에서 토기기술 하나만 품고 맨주먹으로 옥천에 온지 벌써 40년이 넘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한 것뿐인데 상을 받아서 부끄럽다는 최씨. ‘나 같은 사람 상타봤자 무슨 소용이냐’며 웃는 최씨에게서 그가 만든 토기만큼이나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