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인방은 이제 시작입니다''
``옥천인방은 이제 시작입니다''
다음카페 친목모임 ‘옥천인방’ 정모현장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04.10.15 00:00
  • 호수 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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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들이 잔을 들어 모임을 축하하고 있다.

약속시간 오후 6시, 약속시간 한참 전인데도 마련된 자리의 절반이상이 벌써 주인을 만났다. 속속 도착하는 참가자들은 미리 도착한 사람들과 반갑게, 또 수줍게 인사하며 테이블 한쪽에 마련된 자신의 이름표를 찾아간다. 여우, 빛고을아씨, 서니, 나그네...모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달고 있는 이름표.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이 오프라인에서도 편한모양이다.

인터넷다음카페‘옥천인방(cafe.daum.net/okchon)’의 정기모임이 있던 지난 9일, 천릿길을 마다하지 않고 옥천을 찾아 시내의 한 식당에 모인 30여명의 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반갑게 맞는다.

“옥천인방이 처음 문을 연 때가 99년 8월이니까 벌써 5년이 넘었네요. 제가 서울 살면서 온라인 공간에서라도 고향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만들었는데 이젠 8백명이 넘는 회원들 중 옥천에 사시는 회원들이 더 많아요.”

‘그린블루’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옥천인방의 관리자 박유경(28·서울시)씨. 옥천을 고향으로 둔 그녀는 서울이 고향인 남편, 갓 태어난 아이를 동반하고 모임에 참석했다.

“관리자라고 별로 활동하는 것이 없어 회원들에게 늘 죄송해요. 그래도 여기계신 운영자님들이 열심히 뛰어주셔서 모임이 활력을 얻고 있습니다.”

도착하는 회원들에게 일일이 이름표를 달아주는 운영자 강성식(39·옥천군)씨, ‘야콘사랑’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옥천이 고향이든, 아니든 옥천에 대한 사랑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으로 만나 친목을 다진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모임을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정모 참석자수가 체육대회를 열 수 있을 만큼 늘어나리라 관리자나, 운영자들 모두 기대하고 있네요.”

‘정주’라는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있는 주정수(47·미국 오렌지카운티)씨는 모임 참석차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왔다. 삼양초 25회 졸업생인 주씨는 77년 미국으로 건너간 옥천토박이.

“온라인으로 6개월 정도 회원들과 글로 만났습니다. 정모에 참석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만 전혀 낯설지 않네요.”

모임에 참석한 회원들의 공통분모 ‘옥천’은 어떤 이들에게는 고향이었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알고 싶고, 느끼고 싶은 새로운 땅이었다. 그 공통분모를 안고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 앞으로 친목도모를 넘어 옥천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모으고 싶다는 이들은 서로의 체온으로 옥천의 가을밤을 따뜻하게 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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