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자!”
심란한 나를 달래려 건넨 그이의 말에 냉큼 따라 나섰다.
어디를 가자고도 않고 그냥 발길 닿는대로 걸어본다.
엉겅퀴도 보고, 개망초도 보고, 예쁜데 이름도 모르는 꽃들을 본다.
나팔꽃이 잎을 벌레에게 먹히면서도 꽃을 지켜냈다.
까만 씨앗을 잎으로 약종이 접둣 접어서 주머니에 잘 갈무리해두었다.
내년에는 집에서도 나팔꽃을 볼 수 있겠지.
금구천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이지당까지 갔다 왔다.
옷이랑 양말이랑 심란한 맘도 홀랑벗어 빨래를 돌렸다.
빨래를 널려고 보니
엥? 세탁기 바닥에 까만 것이 동그라져 있다.
아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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