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농업기술센터 박상욱(47, 옥천읍) 농촌지도사가 기후변화에 따른 농촌위기에 대응하고자 시설원예기술사 자격을 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설원예기술사는 하우스 등 시설재배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와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증하는 자격으로 합격률이 17%로 낮다. 옥천군 공무원 가운데 시설원예기술사 자격자는 박상욱 지도사가 유일하다.
박상욱 지도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큰 분야인 농업에서 대책을 마련하려면 환경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유리온실이나 대형 하우스에서 온도 및 환경관리를 할 수 있으면 거의 매년 발생하는 냉해 및 동해, 폭염 및 폭우 피해를 방지할 수 있어서다.
“2018년 당시 장기교육을 다녀오면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춰야겠다 생각해 시설원예기술사 자격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점차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옥천은 시설재배 비율이 높다고 하지만 아직 초보단계로 보완할 점이 많습니다.”
원래 박상욱 지도사는 축산전문가였다. 삼양초 옥천중 옥천고를 졸업한 그는 충북대학교 축산학과를 석사졸업하고 2002년부터 농업기술센터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축산분야에서 10년을 일했음에도 다른 분야를 공부한 이유는 옥천농업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봐서다.
“겨울이 되면 옥천푸드 직매장에 낼 농산물이 크게 줄어듭니다. 겨울에도 생산해 판매장에 납품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온도관리와 습도관리를 해서 시설재배를 늘리면 보다 많은 품목을 생산할 수 있을 겁니다. 시설은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온시설에 대한 평가 달라질 필요 있다
박상욱 지도사는 하우스 실내온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작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온시설’에 대한 평가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기름 등 연료를 소비해 가온을 하는 게 반환경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변화하는 기후위기에 맞춰 온도 및 습도 조절을 하려면 일정부분 활용해야 한다는 것.
“옥천에서는 깻잎재배도 많은데 대부분 3중 비닐하우스에 수막시설(비닐과 비닐 사이에 지하수를 흘려보내 온도를 유지하는 시설)을 운영합니다. 3중 하우스를 해야 하니 필름은 물론 지하수도 많이 들어요. 300평정도 되는 깻잎 하우스에 하루 280톤의 물이 필요해 지하수 고갈 문제도 생깁니다. 또 겨울에는 온도가 낮아 곰팡이병도 많이 발생해요. 폐비닐 발생과 지하수 고갈보다는 선택적으로 가온을 하는 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박상욱 지도사는 향후 시설재배 범위가 보다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폐비닐 발생을 줄이도록 유리온실을 늘리거나, 가온시설을 마련해 다중 비닐하우스를 줄여야 한다고 봤다. 옥천의 주력인 시설포도 품종도 캠벨얼리에서 샤인마스켓 등으로 전환되는 만큼 그에 맞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포도 등 과수는 꽃필 때가 중요한데요, 1중 하우스라 해도 가온시설을 마련하면 냉해 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만 잘 관리해도 생산량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기술자 자격공부를 하며 다양한 대응방안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설원예에 관한 대안을 마련해 농업인들을 위해 일해보고 싶습니다.”
한편, 농업분야 기술사는 △시설원예기술사 △종자기술사 △농화학기술사 등 3개다. 센터 내에는 한정우 농촌활력과장이 2011년 식품기술분야 기술사인 식품기술사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