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모-김우진-김종호 선수와 같이 세계 제패를 한 이원출신 궁수의 계보를 이을 선수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6월12일 대통령기 전국대회에서 이원출신 이효범(17, 충북체고), 김필중(23, 한국체대) 선수가 나란히 고등부 대학부 개인전에서 1,2위를 기록한 경사가 한달이 지나자마자, 이원중 후배가 전국대회 단체전 우승을 이끌며 그 명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북 임실에서 개최한 제43회 화랑기 전국시도대항 양궁대회 단체전에서 청주, 충주, 옥천 등이 연합한 충북팀에 유일하게 참가한 이원중학교 금왕산(15) 선수가 팀을 이끌면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5월28일 경북 예천에서 열린 전국체전 단체전 은메달을 만회하기라도 하듯이 충북팀의 주축인 금왕산 선수는 마지막 뒷심을 유감없이 발휘해 금메달을 땄다.
우리나라 양궁계에 양궁명문 '이원중'이라는 글자가 명확히 각인된 순간이었다. 김필중, 이효범 선수의 대를 잇는 선수로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던 금왕산 선수가 후발주자로 그 이름을 올렸다.
금왕산 선수는 180cm에 달하는 키와 90kg 남짓한 듬직한 피지컬로 동년배들보다 무거운 양궁을 들며 집중력을 발휘해 잠재력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금왕산 선수는 결승전에서 막판에 9점, 10점을 꾸준히 맞추면서 충북팀이 220점을 기록해 212점에 그친 경남팀을 누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렇게 성과를 내는 양궁팀임에도 불과하고 선수층이 얇고 시설 등 지원이 열악하며 양궁팀 발전을 위해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회 우승은 이원초 양궁장 신축공사로 인해 땡볕의 모래운동장에서 연습을 하는 등 악조건 속에서 일궈낸 값진 성과였기 때문이다.
금왕산 선수는 “아무 생각 없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연습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더 나은 성적을 위해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이원중 금왕산 선수의 우승에 기쁨을 표한 김영주(14) 선수는 “여름에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니 모래가 있어 열기가 더 올라 오는 거 같아서 힘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메달을 딴 왕산이 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김부영(14) 선수도 “운동장에서 잠깐 연습해도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서 연습이 끝나면 지쳐서 쓰러진다”며 “시급히 시설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왕산 선수는 “아무리 더워도 서로가 함께 있으니 더운만큼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며 “팀원들이 없었으면 이번 금메달 획득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왕산 선수의 꿈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금 선수는 “국가대표 연령 제한이 16세부터 풀린다”며 “내년부터는 국가대표로 선발 될 수 있는 나이가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더 열심히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원중 유영철 교장은 “타 지역에서 양궁부 인원이 3명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메달 획득을 하는 이유를 묻는데 이는 이원 양궁 전통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양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각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사회 각 단체의 지원과 유능한 이범열 감독과 김소정 코치의 체계적인 훈련 및 특별지도가 없었다면 이같은 성과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궁선수 이효범 선수의 아버지이자 이원양궁 부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원새마을금고 이재헌 이사장은 “먼저 옥천군 양궁협회가 만들어져서 지자체 지원을 이끌어내고 초중학교에 지속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양궁을 했던 선수 출신들이 옥천에 사는 만큼 이들을 주축으로 협회가 조직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악조건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이원초중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원중학교 양궁부는 예천에서 개최 예정인 제19회 경북도지사기 전국 초,중학교 양궁대회에 출전하여 다시 한 번 메달 획득에 도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