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에 정착한지 만 3년. 옥천읍 대천리에서 신발매장을 운영하던 송종민(33)씨가 남성 캐주얼의류 전문매장의 사장으로 변신했다. 지난 달 17일 옛 신협 건물 맞은편에 ‘남자이야기’라는 이름의 옷가게를 연 송씨는 자신의 변신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지역에도 젊은 남성의 취향을 맞춰줄 수 있는 옷가게가 하나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 한 적이 많았습니다. 저 자신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신발가게를 하면서 알음알음 알게 된 젊은 친구들이 원하는 옷을 서울에서 구해주다가 아예 업종을 전환해 옷가게를 내게 되었습니다.”
옷을 사러 대전으로, 서울로 가는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는 송씨. 그는 옥천에서도 남자들이 ‘옷’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남자이야기’의 구실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남자이야기는 1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의 젊은 감각의 남성캐주얼을 갖추고 있다. 송씨는 자신의 밑천인 ‘옷보는 눈’이 젊은 층만큼은 확실히 만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
“10대 중반부터 20대 후반의 젊은층이 매장을 찾습니다. 30대는 정작 본인보다는 남편의 취향을 젊게 가꾸려는 아내들이 어울리는 옷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아요. 중학생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할 것 없이 다들 마음에 들어 하시니까 기분 좋죠.”
멋쟁이들에겐 자신을 뽐낼 수 있는 절호의 계절 가을. 그에게 어떤 옷을 사야할 지 조언을 부탁했다.
“굳이 올 가을의 유행이라고 새 옷을 사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요즘은 소품을 활용해 멋을 더하는 경향이 크거든요. 자신에게 맞는 소품 하나로도 자신이 갖고 있는 옷을 새 옷처럼 자신에게 어울리도록 꾸밀 수 있으니까요.”
새 옷으로 멋을 내기 전에, 옷장에서 잠자고 있는 내 옷들에게 관심을 먼저 돌리자는 송씨에게 그의 보람을 물어보았다.
“옷이 날개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내가 찾아다니며 갖춰 둔 매장의 옷들이 소비자들에게 어울리고, 기쁨을 드렸을 때마다 내가 날개를 달아 드린 것 같은 보람을 느끼거든요. 아마 옷 장사 하는 사람한테 가장 큰 보람이 아닌가 싶네요.”
남자이야기에서는 매장안의 모든 소품과 옷을 마음껏 부담없이 입어보고 멋을 내볼 수 있다고 한다. 올 가을,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남성들은 남자이야기에서 송씨와 옷 이야기나 실컷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