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한마리가 보건소 동이지소 앞마당을 부지런히 뛰어 다닌다. 동이지소에서 근무하는 송용숙(52)씨가 출장 나갈 채비를 하며 ‘똘이’를 부른다.
“똘이야 이리와!”
주인이 부르는데도 이 ‘똘이’라는 개는 별 반응이 없다. 송씨가 자전거를 타고 나서려는 낌새를 알아차린 후에야 똘이는 필사적으로 송씨를 향해 달음박질이다. 송씨에게 달려온 똘이를 자세히 보니 군데군데 피부가 엉망이다. 피부병에 걸린 것이 분명하다.
“지난 주 교회가는 길에 똘이를 처음 봤어요. 안보이던 개가 있기에 길을 잃었나 싶었죠. 근데 한참 지나도 배회하길래 주인이 버린 것 같아 데려와서 목욕시키고 우유 먹여서 재웠어요. 그때부터 똘이라고 불렀는데 아직 자기이름인지 몰라요.”
목욕을 하고서야 똘이는 송씨에게 병이 걸린 자신의 피부를 드러냈다.
“피부병 때문에 기르던 주인이 개를 버린 것 같아요. 저 눈을 보세요. 눈을 보고 어떻게 가족처럼 함께하던 생명체를 버릴 수 있는지….”
재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똘이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송씨를 바라보았다.
“잠시도 나하고 떨어지려고 하지 않아서 손수 자전거에 장바구니를 달아 출장 갈 때 마다 데리고 다녀요. 일단 똘이의 피부병부터 치료해 주려고요. 피부병이 치료되고 나면 기르겠다는 사람을 찾아 맡길 생각이에요.”
똘이가 만난 두 번의 인연. 한 번은 차갑고 한 번은 따뜻했던 사람과의 인연이 이제 따뜻하게만 이어지길 바라며 똘이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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