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룡재 넘어 찾아가던 내 고향''
“곤룡재 넘어 찾아가던 내 고향''
[내고향 옥천] 김영관 대전시의회 의장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2006.10.26 13:17
  • 호수 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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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향은 태어난 곳이 될 터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한다면 정신적 뿌리를 두고 있는 곳도 고향이 될 수 있다. 어쩌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규정된 ‘태어난 곳’보다는 나의 정신적 뿌리를 두고 있는 곳이 더 끈끈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얽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두 의미는 모두 한 곳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 그렇지는 않다.

◆집안의 뿌리가 있는 곳, 내 고향
얼마 전 취임 100일을 맞은 대전시의회 김영관(52) 의장은 이웃 대전시 중구 문창동에서 태어났다. 그의 고향이 그곳인 셈이다. 하지만 멀리(?) 옥천신문에서 취재를 왔다는 얘기에 환한 웃음을 만면에 지으며 따뜻하게 두 팔을 벌려 맞아 주었다.

그리곤 아버지의 고향인 군서면 사양리는 자신의 고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으레 건네는 인사성 발언이 아님은 그의 얼굴에서 피어나는 아련함 속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의장의 부친인 김기태씨는 주말이면 선산 근처에 있는 텃밭에 농사를 지으러 다닌다.

▲ 김영관 대전시의회 의장
“아버지를 모시고 지금도 자주 가요. 명절이면 빼 놓지 않고 가고, 또 속리산을 좋아해서 가는 길에 들르기도 하죠. 옥천이 그리 먼 곳이 아니잖습니까? 지금은 곤룡터널도 생겨서 더 빨라졌잖아.”

다른 출향인들이 고향집에 들르면 마을회관에 가서 어르신들께 인사도 올리고, 막걸리도 한 되 받아드리는 것처럼 그도 마을회관에 곧잘 들르곤 했다. 사양리에 김해 김씨가 꽤 많이 살아 아저씨뻘 되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돌아가시고 요즘엔 마을회관에 가도 예전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둘 풀어내는 것이 영락없는 옥천 사람이다. 태어나지도, 그렇다고 학교를 다닌 것도 아닌 곳인데 어린 추억까지 풀어내니 더 무슨 얘기가 필요할까.

◆곤룡재 넘어 찾았던 고향
“초등학교 다닐 때 외할머니 손을 잡고 곤룡재를 넘어가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해요. 그 때는 교통이 좋지 않아 무조건 걸었거든요. 어린나이에 꽤 먼 길이었어요. 가서 놀 생각을 하면 가고는 싶은데 걸어갈 생각에 질려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고생고생하며 찾아간 사양리에서 감이나 옥수수도 먹고 모깃불을 피워 모기를 쫓아냈던 추억도 가지고 있다. 시골이 고향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어린 추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가 태어난 문창동도 당시 대전역 근처의 번화했던 곳에선 벗어난 변두리였다. 논과 밭이 있었고 과수원도 있었다. 하지만 후생주택(똑같은 모양으로 나란히 지었던 서양식 주택)이 늘어선 풍경은 옥천의 정감 있는 시골 풍경과는 분명 달랐다.

그는 고향과 다름없는, 아니 고향인 옥천과 대전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언제든지 앞장설 준비도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금산군도 마찬가지겠지만 옥천군도 우리 대전과는 대청호로 연결된 무척 가까운 이웃입니다. 그만큼 서로의 발전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겁니다. 농업도시인 만큼 농산물 판로개척 등 옥천군이 되었든 의회가 되었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인성 길러 준 고향에 늘 감사
김 의장은 지난 95년 중구 기초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았다. 기초의원에 재선을 하면서 중구의회 의장을 맡아 관록을 쌓았다. 그 경력을 발판으로 지난 2002년 대전시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이 되었고 올해 재선에 성공했다. 95년부터 내리 4선을 했고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 50대 초반이지만 구력이 깊다. 그리고 지금 대전시의회 의장으로 대전시 150만 주민의 권익보호와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의회 발을 들여놓기 전에 했던 유통업은 현재 정리한 상태다. 광역의원이 된 후로는 도저히 병행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의장실에 매일 출근해야 하는 지금은 더하다.

“정치인이지만 지방의원은 국회의원하고는 또 다른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주민들의 권익보호와 복지증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으려 합니다.”

4선 의원답게 분명하고 똑 부러진 모습이 읽힌다. 지금 대전시의회는 다양한 직무연찬회를 통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행정사무감사 시민제보 상황실을 운영하며 주민 곁으로 바짝 다가서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영관 대전시의회 의장이 있었다. 메마른 감성과 그른 인성으론 지역 시민들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거나 새 시대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김 의장은 자신의 감성과 인성을 형성하는데 고향 옥천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옥천은 참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앞으로도 인정이 훈훈하고 부유한 내 고향, 옥천군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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