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것, 구경 다니는 것이 제일 좋지. 나이 먹으면 언제 죽을지 몰라. 오늘 죽을 지, 내일 죽을 지. 마음이 허전하니 애들 맘 같아지는 거여. 그러니까 옛말에도 있잖어. 나이 이기는 장사 없다구. 나이 먹어봐."
8일 어버이날 행사의 하나로 안남면사무소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노인위안잔치. 안남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회장 주재춘, 부녀회장 정백순)가 주관하고 이장협의회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올해가 9년째다. 다른 면단위 고장에서 없는 행사로 면민들의 단합심을 기르는 데에도 이같은 행사가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안남면 새마을지도자들은 깨닫고 있다.
노인위안잔치를 위해 부녀회장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남자 지도자들은 잔치 준비와 음식을 날라다 주며 심부름하기 바쁜 모습. "뜻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처음에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운영하는데 재정적인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라는 화학2리 정회철 지도자는 이제는 안남면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며 흐뭇한 표정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지도자들의 회비로 충당해야 하는 잔치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은 각종 행사에 대한 기부행위가 제한되어 있는 관계로 옛날처럼 회비 이외의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우선 노인들이 좋아하십니다. 매년 하루지만 안남면 내에 계신 노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반가운 얼굴도 보고 얘기도 나눌 수 있는 자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는 주재춘 회장은 조금 어렵더라도 회원들의 뜻을 모아 앞으로도 더욱 뜻있는 행사로 키워나가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날 노인위안잔치를 위해 안남면 지수리에 거주하는 육동칠씨가 지난해 50마리의 토종닭을 기탁한 데 이어 올해 역시 30마리의 토종닭을 기탁했고 출향인인 홍선표(선문학원 이사장)씨는 4년째 50만원의 잔치 비용을 보내와 미담을 낳았다.
간단한 어버이날 기념식에서는 강점수(도농리)씨가 유봉열 군수로부터 어버이날 표창을 받았고 육동칠씨는 감사패를 받았다.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노인잔치에 누리농악대(대표 정재복)는 노인들에게 풍물을 선사하고 흥에 겨운 몇몇 노인들이 어깨춤을 덩실대며 좋아하는 현장을 보며 안남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원들은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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