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에 무슨 산타클로스냐고?
안남배바우작은도서관에 3개의 프로젝트 팀이 모여 무더운 8월 한낮에 책 보자기를 하나씩 정성스레 싸고 있었다. 이름하여 책 산타클로스의 '북스타트'이다.
책 산타클로스를 자임한 세 팀은 24일 부터 28일까지 4박5일 동안 안남배바우도서관 책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도서관 운영기법까지 전수하러 온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대학원, 학부생 13명과 나눔구독을 통해 39명의 후원자를 확보 안남배바우도서관에 책과 책가방 구입비를 지원해 준 ▲한겨레신문, 또 한겨레신문과 연세대 문헌정보학과를 연결해주고, 도서관을 짓는데 이등 공신(일등 공신은 주민들이다)이었던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이사장 도정일, 이하 책사회)이다.
도서관 운영위원들은 안남면 만 7세이하 아동 현황을 파악하고, 책 선물을 받을 아이 39명을 선정했다. 27일 오후 2시 산타클로스 책 배달 사업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된다. 제천기적의도서관 강정화 북스타트 담당자가 이 배달 사업의 신성한 의무에 대해 다시금 설명을 하고, 한겨레신문 김선영 마케팅 담당자가 소중하게 구입한 책들을 꺼내 놓는다. 책사회 한명희 간사는 학생들의 조를 짜고, 배달할 곳을 알려준다. 루돌프 사슴대신 자동차를 몰고, 순식간에 책을 배달해야 한다. 산타클로스는 몰래 배달하지만, 한여름 책 산타클로스는 책과 책가방을 전달해주고, 할머니와 아이들에게 책을 옛날 이야기 들려주듯이 읽어줘야 그 임무가 끝난다.
안남면에서 책 선물을 받는 대상자는 도농리에 사는 2살짜리 김아름미부터 화학리에 사는 7살짜리 김준식이까지 모두 39명이다. 책사회 안찬수 사무처장은 "북스타트는 사회적 육아지원운동으로 그림책을 매개로 아기와 부모가 풍요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대화를 통해서만 길러지는 소중한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아주 어릴 때부터 책을 접한 아이들은 자연스레 도서관과 친해지고, 책을 많이 보면서 지역과 이웃을 위해 좀 더 고민하는 아이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남배바우작은도서관 공은경 간사는 "내 아이도 가까스로 6살이라 이번에 책선물을 받게 되었는데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며 "이런 소중한 책선물과 함께 읽어주는 일은 아이에게 정말 좋은 추억으로 깊이 각인될 것 같다"고 말했다.
4박5일 동안 첫 도서관 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이진아(26, 석사2학기) 회장은 "안남배바우작은도서관이 정말 농촌에 꼭 필요한 도서관으로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며 "이번 겨울에도 들어와 도서관을 어떻게 잘 이용할 것인가를 주민들과 같이 열심히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남면 도농리 소야마을에 사는 큰 이모가 있어 낯설지 않게 도서관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지영(25, 석사2학기)씨도 "주민들이 도서관에 대한 열의가 여느 지역과 다르다"며 "지역 주민들이 과일과 먹거리를 많이 갖다줘 참 푸근하게 있다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김선영 담당자는 "한겨레신문 창간인인 청암 송건호 선생의 고향 옥천에서 나눔구독을 통한 북스타트 운동을 처음 시작해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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