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배바우작은도서관 인문학 강좌>'인권 침해는 헌법 위반이다'
<안남배바우작은도서관 인문학 강좌>'인권 침해는 헌법 위반이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 정순영 기자 soon@okinews.com
  • 승인 2010.11.19 09:43
  • 호수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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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창익 사무국장
G20으로 우리 국민은 소위 '국격'(國格)이란 걸 높이기 위해 무척 피곤한 한 달을 보냈다. 멀쩡히 잘 있던 공공장소의 휴지통을 치워버리고 회의장 밖 감나무의 감마저 떨어지지 않도록 가지에 묶어두면 그 국격이란 것이 과연 오르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허나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국가인권위원회 수장으로 고집하는 나라.

국가기구가 불법으로 민간인을 사찰하는 것도 모자라 국민이 대통령을 패러디한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는 이 나라에서 국격을 진짜 실추시키는 이는 과연 누구인지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9일 저녁 안남면 배바우작은도서관을 찾은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적어도 '인권' 앞에서의 대한민국 국격은 세계 최하위의 성적표를 가졌다고 지적했다. 오창익 사무국장은 "전 세계 국가 중 국민의 열 손가락 모두를 지문으로 찍어 남기는 곳은 우리나라와 북한뿐이고 이는 국민을 예비범죄자로 여기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성실히 지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앞장 서 위반하는 세력은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것으로 이 날의 강연을 시작했다.

사실 오 사무국장이 말하는 '인권'은 우리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 출발하는 생활 속 가치이다. 당장 상대방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한데 그 관계의 시작이 바로 '호칭'을 정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 때 '당신은 내가 당신을 어떻게 불러주길 원하십니까'라고 물어보는 것부터가 바로 '인권'의 시작이라는 것. 또 그는 '인권은 현존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권을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또 행복하게 살기 위해 가져야 할 권리'라고 정의한다면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것, 노동을 하고자 하는 것, 교육을 받고자 하는 것 모두가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인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한 사회가 인권에 대한 이 같은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미디어, 독서를 통해 인권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의 교육은 끊임없이 국민에게 '의무'만을 강조할 뿐 국가가 국민의 권리를 지켜줘야 할 주체임은 외면하고 있으며 상업화에 찌든 미디어와 참고서로만 가득 찬 우리네의 책장은 우리 사회가 '인권'을 일상적으로 고민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오 사무국장은 지적했다. 그렇다고 우리 사회의 '인권'을 계속 절망 속에 내버려 둘 것인가?

당연히 그래선 안 된다. 인권은 그것을 쟁취해야 할 사람들이 모이고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하나의 힘이 될 때 지켜질 수 있다고 오 사무국장은 말했다. 그는 "안남면처럼 평일 이 야심한 시각에 '인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함께 고민해보는 공동체가 우리 사회에 1만개만 만들어진다면 대한민국도 확 바뀌지 않겠느냐"며 당장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지역에서부터 '인권'이란 것이 과연 지켜지고 있는지 고민하는 힘이 바로 우리사회 인권지수를 높이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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