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2년째로 충북도내에서 발행 중인 신문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옥천신문. 기자에게 그 세월을 함께 해 온 독자는 때론 선배나 상사보다 더 무섭지만 또 늘 힘이 되는 동료들이다. 옥천읍 금구리에 있는 자신의 식당 장용갈비와 삼겹살에서 만난 옥천불교청년회 전수하(50) 독자도 그런 사람이다.
"93년 고향에 돌아오면서 바로 신문을 보기 시작했으니 삶의 일부가 됐다고 해야겠죠. 사업하다 말아먹을 때도, 사업이 잘 될 때도 늘 함께했던… (웃음)"
그런 그가 느껴 온 신문의 변화는 무엇이었을까? 변해야 할 것과 변치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인터넷 여론광장에 가끔 신문논조에 대한 비판들이 올라오더군요. 그런데 저는 옥천신문이 지역을 보는 날카로운 맛, 오랜 세월 유지하고 있는 옥천신문만의 시선이 좋아요. 만약 그것이 사라진다면 월 5천원, 큰돈은 아니지만 내가 신문을 사서 볼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해요. 온통 색깔 없는 형식적 신문, 방송이 넘치는데 내가 돈을 주고 보는 신문은 다르고, 또 달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수하 독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언론학자들이 고상하게 이야기하는 신문의 '경향성'이다. 신문은 방송과 달리 그 추구하는 목표가 분명해야 그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전수하 독자는 신문의 색깔에 그저 만족하지 않는다. 중앙언론의 전체적 경향을 깨트리는 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중앙의 신문과 방송이 뭐하나 문제라고 터트리면 옥천신문까지 따라가는 모습은 잘못된 겁니다. 실제 지역에서 어떤지 정확히 볼 수 있어야죠. 전국적으로 A가 문제인데 옥천에서는 기자가 꼼꼼히 봤더니 시가 아니더라, 우리는 이렇더라는 기사가 아쉬울 때가 많아요. 일반적인 편견을 깨트려 줄 때도 있어야죠."
신문경기침체라는 단어가 지겨울 만큼 어려운 지역사회에서 무엇이든 팔고 사는 일로 생계를 삼고 있다는 점에서는 장용갈비나 옥천신문이 다를 리 없을 터. 그래서 전수하 독자는 오르지 않는 신문의 구독료가 흐뭇하다고.
"남들 올릴 때 따라 올리기는 쉽죠. 근데 고객 힘든 것 생각해서 안올리고 같이 나누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올릴 때도 오는 것이고요. 가끔 이렇게 어려울 때 신문구독료 오른다는 이야기 안 나올까 궁금하기도 해요. 그런데 신문에서 그 얘기 안나오는 것 보면 흐뭇하기도 합니다. 내 것보다 남의 것 먼저 생각하는 것은 피해가 아니라 희생이고 바로 부처님 말씀하신 공덕이에요. 나누는 옥천신문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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