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저곳 사건현장을 뛰다보니 간편한 복장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어쩌다 정장을 해야 할 경우 어색함마저 느낀다"고 말하는 이계장은 수수한 외모에서 느끼듯 내용이 알찬 근검의 실천자 이기도 하다.
지난 68년 경찰에 몸담아 경찰학교를 수석으로 졸업, 초임발령지인 청주에서 1년동안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고향인 옥천에서 23년 5개월여를 근무하며 수사계통에 경력을 쌓아온 '정통 수사관'이라는 게 주위의 평.
실제로 지난 10월14일 양수리 예비군 훈련장 변사사건을 시작으로 1개월 보름사이에 발생한 살인사건, 여학생 납치사건 등 굵직 굵직한 대형사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하자 경찰관계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까지 잔뜩 긴장시킨 일도 있지만 이 계장의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수사력 그리고 평소 인화를 바탕으로 부하직원을 이끌어가는 통솔력에 힘입어 단 한건도 해결이 안된 사건이 없을 정도.
또 옥천경찰서가 금년도 전반기 범인 검거율 도내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이 계장의 역량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인력 부족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형사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겠지만 대도시에 인접해 있고 교통의 요충지 임으로해서 여행성 범죄 등 타지역에 비해 범죄발생여건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 인원충원이 시급하다고 말하는 이 계장은 "정말 이번처럼 단기에 연속으로 사건이 터지면 직원들이 가정을 돌보는 것을 둘째치고 체력적으로 얼마나 버틸지가 의문"이라며 "직원들이 며칠식 집에도 못들어 가고 사무실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는 일은 흔한 일"이라고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연신 바쁘게 울려대는 전화벨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86년 과로로 쓰러지면서 다발성 신경염이라는 병을 얻어 대전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2개월 남짓 병원신세를 진 적도 있는 이 계장은 지금 이시간에도 운동화에 점퍼차림으로 범죄없는 고장을 만들기 위해 범죄의 온상을 누비고 있다.
"모범 직장인이 모범 가장"이라는 평범하면서도 지극히 당연한 논리마저 거부되는 외근 형사들을 이끌고 있는 이 계장 역시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한 직업인으로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누구에게나 소중한 가정에 대해서만은 늘 생각에 머무른게 고작이었다고 지난날을 회고하는 이 계장은 언제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 두고 있다.
어렵던 시절이 있었기에 "없으면서 있는 척 하지 말자" "모르면서 아는 척 하지 말자" "하지 않은 일을 한 척 하지 말자"라는 말에서 끝부분을 따서 "3가지 말자 운동"을 자신을 다스리는 채찍으로 삼아 일생을 민중의 봉사자로 살아온 이상수 계장. 유달리 이마가 훤한(?) 얼굴에 운동화에 점퍼차림의 친숙한 그의 모습은 이제 옥천경찰을 상징하는 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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