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에 고향인 적하리에 정착하여 국내 최초로 톱밥발효토사를 성공시킨 사례는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현재 1천수의 육용토끼를 사육, 토끼로 부농의 꿈을 다지고 있는 오씨는 92년에 축산부문 농민후계자로 선정되어 자금지원과 함께 응지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지금껏 국내에는 톱밥발효돈사가 시도되어 성공을 거둔 이후 소나 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토끼에 대해서는 전혀 시도되지 않았다. 또한 시도되었다 해도 적정사육수등 조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실패하고 말았던 부문. 이러한 상황에서 91년 4월부터 양토장을 건축하고 6월부터 입식을 시작한 오씨의 끈질긴 노력과 연구끝에 결실을 보게 된 것.
현재 오씨의 톱밥발효토사에는 1백50여 마리의 토끼들이 한겨울임에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 81년 충남대 축산과를 졸업한 전문 축산인인 오씨의 축산경력은 대학교 재학시절인 3학년 때부터 시작되었다.
옥천읍 서정리에서 43마리의 소를 관리하던 오씨는 4학년 때는 고향에 소 7마리를 입식하여 축산부농을 꿈꿨으나 소값 하락등으로 역경을 겪으며 배를 타는 등 나름대로의 우여곡절을 경험했다. 3년간 배를 탔던 오씨는 사료회사에 근무하다 앞으로 전망이 좋은 축종을 토끼로 보고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사육교본이 없는점까지 감안, 남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한 번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91년부터 토끼사육에 나섰던 것.
"일일이 토끼의 분뇨를 치을 필요도 없는 등 일손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질병관리도 쉬우며 발효된 톱밥에서 나오는 열로 인해 토끼의 성장도 좋습니다"라며 톱밥발효토사의 장점 및 효과에 대해 설명한다.
물론 토끼를 사육하는데 역경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91년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약 1천수의 토끼가 연말에 유행성출혈열로 인해 거의 폐사하고 만 경험이 그것.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당한 피해인지라 명연자실 했으나 덕분에 유행성출혈열 및 토끼질병에 관해 연구하는 계기로 삼아 웬만한 질병이면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뭇사람들로부터 '토끼박사'라는 별명을 얻은 오씨는 군내 6개 식당에 토끼고기를 납품, 한달에 2백수 가량을 출하하고 있다. 얻어지는 순수익은 한 달에 1백50만원선. 요즘 토끼고기의 시세는 1㎏당 5천원. 중국산 토끼 냉동육이 들어와 혼란을 조성하고 있으나 맛에 있어서는 크게 떨어진다고.
다른 가축의 경우 산 채로 수입이 가능하나 토끼의 경우는 불가능해 UR협상이 타결된 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며 농가부업으로 적극 권장한다. 모토 1백수로 시작한 토끼가 이제 2백마리로 늘어났고 앞으로는 4백수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는 오씨에게서 끊임없이 연구하며 노력할 때 현실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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