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인터뷰 약속이 이르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는 간단히 불식되었다.

일찌감치 새벽 6시에 일어나 효도 관광 떠나는 노인분들, 배웅하러 갔다왔단다. 최근 한 달 동안 아마 가장 바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정신없이 바쁘다.

대전 둔산웨딩타운 대표 박희삼(49)씨. 그는 2대 중구의원을 하고 서구 시의원에 새롭게 도전하는 우리고장 출향인이다. 옥천에는 이원중학교(21회) 다닐 때의 기억이 전부지만, 그의 유년시절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한단다. 재밌는 에피소드 하나.
 
"중학교 1학년때 자전거를 사려고 대전에 갔던 적이 있었어요. 자전거를 사서 끌고 이원까지 왔죠. 그런데 그 때만해도 `경부일등도로'(그당시에는 고속도로를 일등도로라 했단다)가 생기기 전이라 비포장이었거든요. 비포장도로의 먼지를 폴싹 뒤집어 쓰고서 새자전거가 헌자전거가 돼버렸죠"
 
"아버지따라 소팔러 다니던 기억도 나고, 그 당시 학교 다닐 때 외우던 시들, 아직까지 줄줄 욉니다" 의외다. 시와는 거리가 먼 듯 한데. 정극인의 상춘곡, 이육사의 청포도, 서정주의 국화옆에서 등 교과서에 나오는 시는 줄곧 외웠단다. 아직도 술만 먹으면 자연스레 흘러나온다는데, 한 번 권하니 손사래를 친다. 술이 들어가야 한단다.
 
"왜 꼭 당신이어야만 합니까"라고 시의원에 출마하려는 그에게 물었다. "의원직은 무보수입니다. 직장이 없는 사람일 경우 의원직을 이용해 부정부패를 저지를 위험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걱정 없죠. 오히려 제 돈을 썼으면 썼지. 그걸 이용하지는 않을겁니다"
 
그걸로는 부족하다. 바로 뒤이은 말 "21세기 키워드는 환경과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인드와 아주 세밀한 실천을 준비하고 있는 제가 바로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말을 맺는다. 그는 실천방안으로 `푸른 갑천 및 둔치 만들기'와 `대전수목원 세계적 도심공원 조성' 등을 뽑았다. 공무원으로 시작한 그의 사회생활은 천천히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조금씩 사업을 키웠죠. 문방구, 식당, 예식장까지... 사람들 사이의 약속을 가장 중요시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풀뿌리 지방자치단체가 잘 되어야 합니다. 아직까지 중앙의 권한 이양이 제대로 전환이 안되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지방자치제가 제도적인 차원과 재정적인 지원측면에서 모자라다는 비평이다. 대전에서 이원중 21회 동창생들은 수시로 만난다는 그는 옥천에도 자주 들른단다. "열심히 해야죠. 이왕 시작한 일 봉사하는 맘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바로 시계를 보는 그의 바쁜 일정은 아무래도 6월13일까지 계속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