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미 칼럼>새봄처럼 시작하다
<임경미 칼럼>새봄처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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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27 11:41
  • 호수 1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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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밝은 빛이 이르게 찾아오고 해질녁 어둠이 늦어지는 것을 보면 어느새 우리곁에 이른 봄이 찾아온 듯하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흐른다. 5명의 장애당사자들이 모여 옥천의 장애복지를 함께 고민하고 장애운동을 시작한지도 지난 2월1일로 6년째 접어들었다. 처음 몇몇의 장애인들이 만나 서로가 힘들고 아픈 이야기를 듣고 들어주던 자조모임이 시작이었다. 서로의 생각이 같았던 우리의 간절함을 모아 아무런 재원도 사무실도 없이 필자의 아파트 방 한칸을 사무실로 삼아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부터 시작했다.

가진 것도 준비된 것도 없었지만 장애를 가진 이들에 대한 마음을 너무도 잘 알고 함께 호흡했기에 지금의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자랄 수 있었던 듯하다. 장애운동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서로 소통하고 때론 갈등을 겪기도 했다. 갖은 시행착오와 부딪침 속에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다.

그 첫째가 장애인활동지원 옥천군 자체 추가시간과 장애인이동권 장애인콜택시 도입, 그리고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에 필수적인 체험홈이다. 장애인콜택시 도입으로 많은 중증 장애인분들이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숨겨져 있던 재능을 발견하고 맘껏 발산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공예와 체험교육, 장애인권교육을 통해 장애인이 아닌 인간으로서 삶의 질, 권리를 알아감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과 나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소통의 장들이 자연스럽게 마련되기도 하였다.

2년전 옥천신문에서 내어준 "아름다운 동행"코너에 잘 쓰지 못하는 글이지만 매달 이처럼 글을 쓰게 되었다. 장애, 삶 그리고 인권, 필자가 느끼는 생각을 글로 나누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뿌리 깊게 연결되어 내려오는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던 기회가 되기도 했다. 장애당사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며 간간히 길에서 마주치는 낯모르는 분들이 "글 잘 읽었어요." "잘 몰랐었는데 말해서 이제 알았어요."하고 격려해주실 때마다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힘이 났다.

새봄이 시작되면 더 많은 장애당사자들이 활발한 활동에 에너지를 쏟아 낼 것이다.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스스로가 자기결정을 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의 결정을 존중하고 존중 받으며 자립 의지를 높일 것이다. 여기저기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물리적인 장애, 사회적 장애로 인해 잠시 주춤하기도 하겠지만 그런 장벽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것이다. 옥천에서 행복한 삶을 꿈꾸며 자립생활을 희망하는 중증장애인분들과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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