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갑자 한 바퀴를 돌아본 필자도 올여름만큼 더위를 체감하였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짧은 봄을 아쉬워할 새도 없이, 66년 만에 가장 더운 6월이었다고 하더니, 추석(秋夕)이 아니라 하석(夏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람도 가축도 힘겨운 여름이었다. 빈번해지는 이상기후는 불편함을 넘어서, 자연 생태계와 인간 사회 모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세계 곳곳이 초대형 산불, 역대급 폭우, 폭염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지역도 지난 7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으며 이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하였

■ 등잔 밑이 어두웠다옥천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는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도 함께 있습니다. 상담복지센터 명칭이 앞에 자리 잡은 바람에 간혹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가 지워진 채 부르는 경우가 많아서 소속 직원들이 서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가 위탁을 받고 시작한 1월에 기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인수인계된 청소년은 6명이었습니다.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저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선생님들에게 10명 정도만 자주 들락날락하는 청소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프로그램 위주로 돌아가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형편을 알기 때문입니다.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인 소설이 지났다. 언제부터인가 11월은 마음에 공복을 느끼는 달이 되었다. 잎이 진 나무들도 수척해지고 그 위에 걸린 까치둥지도 허전하다. 햇볕조차도 야위어 몸 밖의 추위가 몸 안을 기웃댄다. 산 능선 자락은 절반을 벗은 채 겨우 골짜기만 간신히 가리고 있다. 산자락이 꼬리 잡힌 불길에 늙은 가을이 삭은 침묵만 내려놓고, 단풍나무 잎 새마다 촘촘한 주름처럼 허연 분이 꼬들꼬들해진 생각을 매단 허공도 낡아간다. 거리에는 아직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낙엽들이 찬바람에 이리저리로 방황을 하고, 11월의 서늘한

▷ 1763호에서 이어집니다.여기서 우리는 옥천군의 하늘도 최소한 증평의 하늘과 같아질 수 있을까? 옥천에도 기회의 바람이 불어올까? 만약 그런 기회가 온다면 잡을 수 있을까? 만약 기회가 온다면 단점부터 파악하는 지피지기가 먼저이어야 합니다.옥천은 옥천에서 아침에 삶은 옥수수와 감자를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식기전에 먹을 수 있도록 배달(수송)이 가능한 대한민국 육상교통의 허브이고 144만명의 5대 소비도시이며 25∼30분 거리의 대전을 지척에 둔 곳으로서 대한민국에 이러한 조건을 갖춘 도시(郡)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도농공(都農工)

2024년 10월 끝자락 28일. 아우님의 소천 소식을 접하곤 경천지동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듯 억장이 무너졌네. 생로병사 성주과공 생주이별 모르는바 아니지만 이렇게 쉽게 떠날 줄이야 짐작이나 했겠나? 한 달 전쯤 군수실에서 오종민 대표와 정완영 사장 등 아우를 만났는데 얼마나 반갑고 기뻤던지. 며칠 후 민석이네 집에서 점심식사 때는 전보다 말소리가 힘이 있고 표정이 밝아 보여 위로와 안도 희망을 보았는데. 엊그제 김영채 사장 만나 악수를 힘주어했다는 말 들었네. 곧 새 새끼가 알을 깨뜨리고 나오는 것과 같이 편안한 열반에 들

새벽6시 룸메이트인 에밀리와 젬마가 부시덕거리더니 짐 싸들고 떠났습니다. 이런 경우 가만히 있는게 상책입니다. 잘 가라고 인사하느라 수선 피우면 다른 룸메이트한테 미움을 사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걸어야할 거리가 19km 이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새벽입니다. 밤도둑이 이럴까 싶습니다. 숙소근처의 문을 연 바에 가 커피와 바나나 하나로 요기를 했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캐리온 Carrion입니다.날은 늘 그렇듯 쾌청합니다. 가끔 뒤로 돌아 해돋이를 보며 걷는 것도 좋습니다. 까미노길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거의 직진

1958년 8월 30일, 청산면의회 제27회 임시회가 열리고 있다. 12명 의원 중 11명이 출석하고 김문구 면장이 참석하였다. 이 당시에는 읍.면이 기초자치단체고 군은 도의 보조기관이다. 면의원은 지금의 군의원이다. 이날 회의 중간에 농림 장관이 청산면 관내를 통과하여 면장이 잠깐 자리를 비운다. 정회 후 다시 오후에 회의가 속개된다. 안상용 의원이 질의를 한다. “금년 수도작에 멸구가 많이 발생하였는데 좋은 양약은 없습니까?”. 김문구 면장은 “경유에 모래를 쓰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벌써 70년 전 청산 지역

인재(人才) 한명이 5만, 10만을 먹여 살린다 합니다. 아니. 살립니다. 국회의원, 군수, 군의회의원, 공무원이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 하여도 정책수립과 사업비용조달과정이 녹록지 않습니다. 훌륭한 인재인 군수와 공무원이 옥천군민을 먹여살릴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한다 하여도 군의회와 도지사와 도의회. 그리고 국회의원의 유기적인 협조가 절대적인데 어느 한곳만 삐끗해도 화중지병이 되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다음 선거와 사익만을 생각하는 정치인과 그 부류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행복하고 잘살 수 있는 정책

오는 10월 20일(음력 9월 18일)은 동학 성지인 청산현(옥천군 청성면 소서리) 소사동에서 130년 전에 최시형 동학 교주께서 수십만 전국 동학군에게 ‘무장 투쟁하라!’는 총기포령(재기포령) 내린 역사적인 날이다. 이날 최시형 교주는 동학 수뇌부가 모인 가운데 부패한 탐관오리의 숙청과 나라를 지켜 백성을 편안케 하는 보국안민(輔國安民)과 제물포에 상륙한 일본군에 대항하라 명령을 내렸다.■ 10월 20일(음9. 18) 최시형 총기포령청성 소사동 총지도부 집합, 특히 동학 교단에서 공식적으로 최시형 동학 교주께서 전국 동학군에게 조

도농복합지방자치단체에 강의를 가면 “우리 시(郡)는 어떠십니까?” 라는 질문을 받는데 대부분 인구소멸위험지역 내의 시민활동가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으로 이러한 지역은 젊은이가 다 빠져나간 지역에서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온 농부들이 농지를 놀릴 수 없어 기어서라도 농사를 지어야 하는 어르신만이 남은 농촌도시(郡)에서 하는 질문입니다. 방문하는 곳마다 같은 질문을 받다보니 같은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똑같은 상황이니 답이 다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 “이곳에서 하늘을 보면 이곳의 하늘만 보이지만 서

가을은 가을은 이별의 아픔그러나 자기사명 다하고 봄이오면 새옷을 입고 오기위해잠시 우리곁은 떠나는 것이요봄이되면 다시 똑같은 새옷을 입고 새롭게 단장하여찾아오는 자연의 손님 자연은 우리들에게 말없이전해주는 메시지와도 같도다우리곁을 잠시 떠나지만 무거운 짐 내려놓고다시 태어나기 위해 잠시 떠나는 것이요가을은 우리에게 떠나는 길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는메시지를 알려주는 계절이여라

어스름 새벽 다음 구간인 프롬미스타로 출발합니다. 하늘에는 별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한참을 걸었습니다만, 한기가 가시지 않습니다. 반바지에 조끼를 입었으므로 추운 게 당연합니다. 보르도기차역 플랫폼 긴의자에 방수자켓을 걸쳐놓고 온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노인네 핸디캡입니다. 다음 도시에 가면, 자켓을 하나 살 계획입니다.이 구간의 지형이 특이합니다. 고도800m에서 2km를 오르고 900m에서 평지, 그리고 3km를 걷고 또 내리막 2km를 걷는 모양새입니다. 여름 추수가 끝난 고원의 밭은

2022년 제61회 충청북도민체육대회 개막식 당시 정지용 시인의 캐릭터를 그린 드론 불빛이 옥천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개막식장에 있던 모든 이들이 그 드론 불빛으로 형상화한 옥천의 상징은 바로 정지용이며, 옥천의 가장 크고 위대한 문화자산임을 감동스럽게 알아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미디어를 통해 개막식을 접한 이들은 그 드론 불빛이 옥천의 상징인 정지용 시인이며,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설명 들을 수 있었다. 옥천의 상징적인 문화자산을 도민체전 개막식 행사로 만방에 알릴 수 있었던 것이다.정지용 시인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한국 현대시의

■ 중봉 조헌의 《항의신편》과 《동환봉사》 편찬하다은봉 안방준 선생은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이며 임진왜란 때 붓을 던져버리고 의병 참모로 활약했고 30여년 후 정묘호란 때 의병을 일으킨 호남의병장이다. 특히 그는 중봉 조헌(趙憲) 선생의 의병록이며 실기인 『항의신편』을 편찬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1574년 명나라에서 질정관으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조헌 선생이 올린 조선의 국정개혁 상소문 『동환봉사』를 편찬,간행한 분이며 옥천 조헌 선생과 인연이 깊은 성리학자다.■ 의리·절의정신을 죽음으로 실천한 호 ‘은봉’ 정몽주와 조헌의 호 한자

청산농협과 대청농협이 본격적인 합병 절차에 들어갔다. 조합원들에게 안내문을 보내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청산농협 고내일 조합장과 대청농협 한영수 조합장은 농촌인구 감소와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조합원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 농협합병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청산과 대청농협은 각 7인으로 구성되는 합병 실무 추진 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에서 세부적인 업무를 추진하게 된다. 합병을 위한 조합원 투표는 10월 31일까지 마치고 2025년 3월 합병조합 설립등기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여기

한 국가가 전쟁이나 외부의 힘으로부터 지배를 받게 되면, 국민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힘이 없어 당한 것이니 저들의 편에 서서 도와주고 기회가 오면 다시 찾겠다는 부류, 무슨 말 지금 당장 전 국민이 힘을 모아 싸우고 몰아내야 한다는 부류, 이도 저도 아닌 대다수의 국민이다.일제강점기에서도 친일파와 독립파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다수가 있었다.부패하고 무능한 고종은 1905년 11월 17일 일본군의 강압 속에서 일국의 외교권을 박탈당하는 을사늑약을 체결하였다.이 늑약에 서명한 을사오적 중 대표적인 인물, 우리가 잘 아는 이완용이다

매년 10월 1일은 유엔이 정한 국제 노인의 날이다. 이날은 고령자들의 권리와 복지 향상을 도모하고, 그들의 사회적 기여를 재조명하기 위해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기념하여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는 여러 나라에서도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유교문화권의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노인의 날”과 “경로의 날”이라는 기념일을 지정하여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그 날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고 한다.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어디선가(?) ‘허리는 수술하지 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런 말이 나올 법한 이유도 있고 오해도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허리 수술은 정말 하면 안 되는 것인지 진위를 가려보고 해도 된다면 어느 경우에 하는 것인지도 알아보겠습니다.■ 허리 수술을 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술 후에도 계속 아픈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에도 허리가 아파서 수술했던 병원에 가서 하소연하면 돌아오는 답은 “수술은 잘 되었습니다. 더 이상 해드릴 건 없습니다. 약 먹고 꾸준히 운동 하세요”라는 답을 듣게 됩니다.

세상사 돌고 돌아 제자리인 것을 애탄 지탄하지 마라 인생 별 것 아니다내가 기여, 내가 기여, 깨닫고 보면 우리 모두 하나다지지고 볶고 네탓 내탓 하지 말고 너가 나고 내가 너다하하호호 한바탕 웃고 나면 세상사 부질없는 것을 너의 탓을 했구나 우리 서로 도와가며 사랑을 해도 모자랄 세월인데우리 모두 사랑하며 살자꾸나하하호호 호탕하게 웃어보자 허허허허

24년도 청소년 문학기행을 군수님과 기관장, 의원님들의 따듯한 환송을 받으며 다녀왔다. 올해 문학기행은 예년과 다른 획기적인 구상으로 옥천문화원이 기획했다. 지용 선생 생전 당시, 문화예술인과 호흡을 함께 하던 유적지를 옥천의 문인과 함께 청소년들이 방문하는 뜻깊은 의미가 있다.“뜬세상의 부박함에 휩쓸리지 않고 시의 威儀(위의)를 높이고 자기 세계를 일구는 시인들이 있다. 좋은 시인은 시가 세월을 견디는 힘과 위안을 주고, 세계에 덧씌워진 허위를 찢고 갱신하는 눈부신 도약과 변환의 동력임을 증명해 보인다.”이 같은 장석주 시인의 말